주짓수 역사에 대해 파헤치다 17탄 –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진화에 레슬링이 끼친 영향

2025년 05월 26일 by WeekN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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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짓수 역사에 대해 파헤치다 17탄 – 브라질리안 주짓수의 진화에 레슬링이 끼친 영향

브라질리안 주짓수를 떠올리면 보통 가드, 도복, 트라이앵글 초크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반면 레슬링을 생각하면 테이크다운, 스프롤, 끊임없는 스크램블이 먼저 떠오르지.

오랫동안 이 두 무술은 서로 다른 세계였고, 각자의 철학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BJJ와 레슬링은 충돌했고, 뒤섞였고, 결국 함께 진화해왔다.

이번에는 레슬링이 어떻게 BJJ를 바꾸어놓았고, 또 BJJ가 어떻게 현대 레슬링에 영향을 줬는지 그 흐름을 짚어보자.

🤼‍♂️ 두 무술, 두 마인드셋: 초기의 단절  
초기 브라질리안 주짓수에서는 레슬링의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BJJ는 자기방어, 그라운드 생존, 포지션 컨트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테이크다운도 가르치긴 했지만 중심은 항상 바닥 싸움이었다. 실제로 많은 도장에선 스파링을 무릎 꿇고 시작하곤 했다.
반면 레슬링은 테이크다운, 엉덩이 컨트롤, 전방 압박 중심. 가드도 없고 서브미션도 없다. 그냥 상대를 제압하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초기 BJJ 대회, 특히 노기 부문에서 레슬러들이 참가하면 포지션만으로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곤 했다. 서브미션을 하나도 몰라도 말이다.

🧱 레슬링의 첫 유입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노기 그래플링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ADCC 같은 대회를 통해 레슬링의 중요성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BJJ 선수들은 하나의 사실을 깨달았다. "상대를 넘어뜨릴 수 없다면, 시작부터 밀리는 거다."

그 깨달음 이후로 BJJ 선수들은 더블렉, 스프롤, 스냅다운, 싱글렉 같은 기본적인 레슬링 기술을 점점 더 흡수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점수를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자신이 주도하기 위해서였다.

ADCC는 이런 흐름을 가속화했다. 가드 풀기는 페널티가 있고, 테이크다운은 보상이 크다. 이제는 탑 포지션으로 시작하지 못하면, 전략적으로도 손해였다.

💥 ADCC: 하이브리드 그래플러의 탄생  
레슬링과 BJJ의 융합을 가장 강하게 밀어붙인 대회는 단연 ADCC였다. 전반부에는 점수가 없고, 후반부에는 스탠딩 압박이 점수화되는 룰 때문에,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레슬링과 주짓수를 모두 할 줄 알아야 했다.

마르셀로 가르시아, 안드레 갈반, 고든 라이언 같은 선수들은 단순히 가드만 하거나 탑 포지션만 지키는 게 아니었다. 레슬링으로 흐름을 장악하고, 포지션을 따내고, 스크램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 시기부터, 진정한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레슬링으로 테이크다운, 주짓수로 서브미션, 두 무술의 강점을 모두 흡수한 그래플러 말이다.

📉 BJJ의 약점: 테이크다운 회피 문화  
도복을 입는 전통적인 BJJ에서는 테이크다운이 아예 무시되다시피 했다. 가드 풀기는 전략으로 통했고, IBJJF 경기에서는 아무런 페널티도 없었다. 오히려 빠르게 앉는 것이 유리했다.

이런 문화는 심각한 공백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블랙벨트들 중에도 테이크다운 기술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레슬링 선수들이 BJJ 대회에 출전하면 그냥 가드만 안 들어가고 탑 포지션만 유지해도 쉽게 이길 수 있었다.

BJJ는 응답해야 했다. 레슬링 없이는 완전한 무술이 아니었다.

🌀 스탠딩 전략의 진화  
이제 현대 BJJ 선수들은 테이크다운을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로 본다. 게임의 일부다.

자주 사용되는 기술들:
- 더블렉 (그립 브레이크 포함)
- 싱글렉 (터틀 포지션이나 스크램블 상황에서 유용)
- 바디락 트립 (유도와 레슬링의 융합 형태)
- 프론트 헤드락 → 길로틴 혹은 아나콘다 초크 연결

특히 테이크다운 ‘디펜스’도 중요해졌다. 스프롤, 리샷, 스냅다운 카운터는 이제 노기 필수 항목이다.

🎯 레슬링이 바꾼 BJJ 마인드셋  
레슬링이 BJJ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마인드셋’이다.

레슬링은 강도, 압박, 체력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반면 전통 BJJ는 타이밍, 지렛대, 효율성을 중시했다. 이 둘이 충돌하자, 주짓수는 전반적으로 빨라지고 역동적으로 변했다.

드릴은 더 힘들어졌고, 워밍업도 더 활동적이 되었고, 경기 흐름도 더 폭발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했다. 단순히 똑똑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려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다.

🏋️‍♂️ 크로스트레이닝은 이제 기본  
상위권 BJJ 선수들은 이제 대부분 레슬링 수련도 병행한다. 아침엔 레슬링 드릴, 오후엔 주짓수 기술. 아예 레슬링 코치를 초빙하거나, 전문 캠프에 참여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반대로 레슬링 선수들이 BJJ로 들어올 때, 초반엔 서브미션에 자주 당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서브미션 방어와 패스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들은 진짜 위협적인 하이브리드로 변한다.

🧩 레슬업 전략의 확산  
레슬링의 영향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레슬업 전략’의 확산이다. 이제 가드에서 단순히 스윕을 노리는 게 아니라, 바로 일어나서 테이크다운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기술적인 스탠드업, 싱글렉 연결, 바디락 진입 등은 이제 필수가 되었고, 무릎 꿇고 있는 상태에서도 언제든 공격이 가능한 구조가 되었다. 바텀과 탑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는 것이다.

🔄 레슬링이 BJJ에 준 것  
- 실용적인 테이크다운  
- 테이크다운 디펜스와 리스크 감수  
- 스크램블과 폭발적인 전환 능력  
- 체력과 페이스 유지력  
- 반응형에서 능동형 전략으로의 변화

🔁 BJJ가 레슬링에 준 것  
- 서브미션 이해  
- 프레임 기반의 디펜스  
- 백 컨트롤과 포지셔닝 전략  
- 인내와 안정 중심의 흐름  
- 서브미션 그래플링으로의 커리어 확장

⚖️ 룰은 여전히 관계를 정의한다  
지금도 BJJ와 레슬링의 관계는 ‘룰’에 의해 결정된다.

도복 대회에서는 여전히 가드 풀이 많고, 노기에서는 레슬링이 왕이다. ADCC, WNO, Polaris는 테이크다운 중심 전략을 보상하고, EBI나 서브온리 룰은 포지션 컨트롤과 피니시에 가치를 둔다.

선수들은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한 경기에서는 가드를 풀고, 다른 경기에서는 더블렉을 쏜다. 이제는 한 무술이 아니라, ‘언제 무엇을 쓰느냐’의 싸움이 되었다.

🏁 결론 – 레슬링은 BJJ를 대체한 게 아니라 완성시켰다  
레슬링과 BJJ의 이야기는 대체나 충돌이 아니라, 균형의 역사다. 레슬링은 BJJ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채워준 무기였다.

오늘날 최고의 그래플러들은 단순히 주짓수 파이터도, 레슬러도 아니다. 그들은 섞여 있다. 필요할 땐 가드를 풀고, 기회가 되면 테이크다운을 걸고, 스크램블에서는 기민하게 움직인다.

이건 타협이 아니다. 이건 진화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의 브라질리안 주짓수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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